1) 핵의학이란?
핵의학이란 방사성 핵종의 특이한 성질을 이용하여 신체의 해부학적, 생리학적, 생화학적 상태를 진단/평가하고, 개봉된 방사성 선원으로 치료하는 의학의 전문 분야이다.
핵의학을 영상의학의 일부로 혼동하는 경우도 있으나 의학의 전문 분야는 근본이 되는 원리로 구분한다. 핵의학의 근본 원리는 미량의 방사성 핵종을 이용한 추적자(tracer)의 원리이다. 구체적인 예로 극미량의 방사성동위원소 추적자를 인체에 투여하여 가마카메라나 양전자단층촬영기(positron emission tomography, PET)로 영상을 얻어 진단하거나, 감마계수기로 방사선량을 정량화하여 갑상선, 신장 기능을 평가하기도 한다. 호르몬, 간염항원/항체, 암표지자 등 극미량의 체액 내 성분을 측정하는 방사면역측정법(radioimmunoassay, RIA)을 사용하는 체외검체 검사가 있다. 또한 알파선, 베타선 등 치료용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성동위원소 의약품을 이용하여 암, 관절염 등을 치료하는 방사성동위원소 치료 분야가 있다.
핵의학영상은 해부학적 영상을 보여주는 초음파, 전산화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 CT)과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과 달리 투여하는 방사성의약품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인체의 기능 및 대사를 평가할 수 있다.
핵의학치료는 방사성의약품이 선택적으로 병변에 찾아가는 맞춤치료이거나 병변에 직접 투여하거나 병변으로 가는 혈관에 투여하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 영상과 치료를 동시에 수행하는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도 가능한데 예를 들어 갑상선암을 치료하는 방사성옥소 131I은 영상을 얻을 수 있는 감마선과 치료를 하는 베타선을 동시에 방출하여 치료와 동시에 전신영상을 얻어 진단을 할 수 있다.
2) 핵의학의 발달사
핵의학의 가장 중요한 발전의 계기가 된 것이 인공 방사성 핵종의 개발이다. 오늘날 핵의학에 이용되는 주요 핵종은 사이클로트론(cyclotron)과 원자로를 이용하여 생산된다.
핵의학에 쓰이는 방사성 핵종은 1960년대까지는 131I이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131I-로즈뱅갈(rose-bangal) 간담도스캔, 131I-알부민 혈액풀스캔, 131I-갑상선스캔 등 각종 검사에 사용되었으나, 131I은 베타선을 방출하여 불필요한 피폭을 유발하고 에너지와 반감기가 영상을 얻기 위해 이상적이지 않았다.
1970년대에 99mTc으로 표지된 방사성의약품이 활발히 이용되면서 131I을 대신하게 되었다. 1957년 Stang은 반감기가 짧은 동위원소를 생산하기 위하여 동위원소 발생장치의 하나로 몰리브덴-테크네슘 발생기(99Mo/99mTc generator)를 새발하였다. 99mTc의 유용성이 입증된 것이 1965년 즈음인데, 이후 99mTc는 반감기, 에너지 등 물리적 성질이 영상획득에 적합하고 비교적 값싸며 발생기 형태라 구하기 쉽고 사용이 용이하여 핵의학 영상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핵의학적 영상진단법이 발달하기 시작한 것은 1940년대부터이다. 1939년 Hamilton이 가이거뮬러 검출기를 이용하여 갑상선에 방사성 옥소가 섭취되는 것을 측정하였다. 1960년대에는 핵의학이란 곧 스캐닝을 의미하는 정도까지 되었다.
감마카메라를 처음 개발한 것은 1958년 Anger이다. 이 기기의 개발로 종래에는 어려웠던 각 장기 기능을 영상화 할 수 있게 되었고 영상분석도 가능해졌다. SPECT는 체내 방사성동위원소의 분포를 단층영상으로 관찰할 수 있게 하여 평면영상에서 얻을 수 없는 깊이 정보를 얻게 해준다. PET 시스템은 SPECT와 더불어 뇌, 심장의 기능에 대한 기초 연구와 종양 등의 임상 진단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PET는 장기나 조직의 생화학적인 활동과 밀접하게 연관된 혈류상태와 대사상태 등을 3차원적으로 영상화한다.
1976년 Segal에 의해 백혈구에 111In을 표지한 농양영상법이 개발된 이후 백혈구나 혈소판 등을 이용하여 영상을 얻을 수 있어 널리 쓰이고 있다. 심장기능을 검사하는 핵의학 검사는 1971년 Strauss와 Zaret가 게이트심장혈액풀영상법을 개발함으로 시작되었다. 그 후 심장관류상태에 대한 검사법이 개발되어 허혈성 심장질환의 평가에 이용되고 있다. 심장관류를 평가하기 위한 방사성의약품으로는 1975년 Strauss 등이 이용한 201Tl과 99mTc으로 표지한 여러 방사성의약품이 이용되다.
핵의학 영상진단 분야와 함께 급속히 성장한 핵의학의 분야로 방사면역측정법으로 대표되는 체외검사 분야가 있다. Berson과 Yalow는 1959년 정맥주사한 소 인슐린의 제거율을 측정하기 위해 방사면역측정법을 개발하였다. 체내 호르몬을 측정하는 검사법은 모두 너무 어렵거나 예민도와 재현도가 너무 낮았으나 방사면역측정법으로 이전에 검출이 불가능했던 미량 물질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3) 우리나라 핵의학
한국원자력연구원은 1995년 대덕 연구단지에 30 MW의 다목적용 원자로인 '하나로'를 설치하여 131I, 192Ir 등 연구 및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를 공급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은 50 MeV 및 30 MeV 사이클로트론을 이용하여 201Tl, 123I 및 PET용 방사성의약품을 공급하고 있다.
밀봉선원을 제외한 핵의학 분야에서 이용된 방사성동위원소의 사용량은 1974년 99Mo/99mTc 발생기를 이용하게 된 이후 급격한 증가를 보였다. 주요 사용 핵종은 99mTc, 18F, 131I이다.
핵영상법의 종목변화를 보면 뼈스캔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간스캔은 초음파나 MRI로 상당부분 대체되었고, 폐스캔 검사 건수도 CT 조영술 도입으로 감소하였다. 1994년 도입 이후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PET는 2006년 6월 국민건강보험에서 급여가 된 후 더욱 뚜렷이 증가를 보여 2005년 5만여 건에서 2014년 41만 건으로 증가되어 영상검사 중 차지하는 비율이 2005년 10%에서 2014년 37%로 증가하였다. PET에 사용되는 방사성의약품은 포도당대사를 반영하는 [18F]FDG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허혈성 심질환의 평가, 뇌신경계의 간질 원발부위 영상 및 악성 종양의 진단에 보험 급여가 되고 있다. 그러나 2014년 12월 악성 종양의 진단에서 보험급여 범위가 축소되면서 2016년 21만 건으로 감소하였다.
방사성 핵종을 이용한 치료법 중 혈액질환에 쓰이는 32P와 악성 삼출액 치료에 쓰이는 198Au의 이용은 감소하였으나, 갑상선암과 갑상선기능항진증 치료에 쓰이는 131I의 이용은 갑상선초음파 검진에 따른 갑상선 암 진단의 급증에 따라 2004년 12,000건에서 2013년 30,000건으로 급격히 증가하였다가 '증상이 없는 일반인의 경우 갑상선암 초음파 검사를 권고하지 않는다'는 갑상선암 검진 권고안에 따라 2016년 12,000건으로 다시 줄었다. 그 외 갈색세포종 및 신경모세포종 치료에 131I-MIBG, 뼈전이 치료에 89Sr, 223Ra, 간암 치료에 방사선색전술, 림프종 치료에 방사면역치료법이 사용되고 있다.
4) 핵의학의 최근 동향과 미래
여러 핵의학 검사 중 많이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PET 스캔, 심근혈류스캔, 뇌혈류스캔, 갑상선스캔, 뼈스캔, 신장스캔, 폐스캔, 간담도스캔 등이 있다. 이외에도 소화기계, 혈관계, 종양계, 내분비계, 면역계 등에 대한 핵의학검사가 임상에서 활용된다.
단백질을 방사성동위원소로 표지할 수 있게 된 후 항체에 방사성동위원소를 표지하여 각종 병소를 영상화하고 방사면역치료에 이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다.
- 림프종 치료에 항 CD20 단세포구 항체에 90Y을 표지하여 방사면역치료에 이용되어 항체만 이용한 치료보다 더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 부작용은 적고 효과가 좋은 종양치료로 특정 수용체를 표적으로하는 펩타이드 수용체 방사성 핵종 치료(peptide receptor radionuclide therapy, PRRT)가 임상에 도입되고 있어 핵의학 치료의 영역이 커질 전망이다.
- PRRT는 68Ga 표지를 한 PET/CT 영상을 이용하여 효과가 있을 환자를 미리 선별할 수 있어 정밀치료의 대표적인 예이다.
- 독일, 호주 등을 중심으로 시판허가 전 동정적 치료에 쓰여 오던 신경내분비종양의 소마토스타틴 수용체를 표적으로 한 171Lu-DOTATATE 치료가 다기관임상시험을 마치고 미국, 유럽에서 시판허가를 받았다.
- 전이성 전립선암에서 발현되는 전립선특이막항원(prostate specific membrane antigen: PSMA)을 표적으로 하는 171Lu-PSMA 치료는 국제적으로 다기관임상시험 중이다.
- 알파선 방출핵종인 225Ac을 표지한 225Ac-PSMA 치료는 177Lu-PSMA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도 치료가 되어 알파선 방출핵종 치료가 핵의학 치료 영역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SPECT의 임상이용은 눈부시게 발전하여 뇌와 심장을 비롯하여 뼈, 종양, 농양 등의 영상에서 SPECT의 유용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131I, 177Lu 등 치료 후 영상을 얻을 수 있는 방사성동위원소를 표지한 의약품이 개발되고 CT가 결합되고 감소보정, 산란보정을 통해 정량화가 가능해지면서 SPECT/CT의 이용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
PET 시스템에는 PET 기기 외에도 양전자를 방출하는 의약품을 만들기 위한 사이클로트론이 필요하다. 화합물의 화학합성 과정이 자동화되었으며 사이클로트론의 크기도 소형화되었다. 초소형 사이클로트론과 함께 미세유체(mcrofliudics) 기술이 적용되어 합성과정의 소형화로 방사성의약품 생산, 품질검사까지 30 ㎥ 크기의 방에 설치 가능한 시스템이 개발되었다.
Cherry 등은 PET 검출기 개수를 종축으로 늘려 신체에서 나오는 대부분의 감마선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토탈바디 PET촬영기(total body PET)를 개발하여 0.25 mCi를 주사하여도 기존 장비의 10 mCi에 해당하는 신호대 잡음비를 얻을 수 있었다. 이렇게 저선량을 이용하여 PET 검사가 가능하면 건강검진에 많이 사용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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